[내외시사뉴스=이충재 기자]초가을에 접어들었지만 연일 후덥지근한 기온으로 인해 계절 감각을 잃을 것 같은 즈음에 귀한 시집(『꽃 위의 잠』 박 담 시인 지음)이 인문학사에서 출간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. 박 담 시인은 오래동안 국립중앙도서관 및 시립 도서관에서 책과 일생을 동거해 온 시인으로서 그녀의 시적 견고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다.
특히 그 누구보다도 치밀하고 견고한 사유의 틀로 단단하게 눌러 놓았던 시들이 이번 첫 시집에 실려 독자들의 품으로 다가가 따스하게 위로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.
특히 첫 시집이 의미하는 것은 시인 자신의 가슴 깊이 침전되어 응어리처럼 시인을 괴롭혀 온 역기능적 서사의 구조물(원망,우울,분노,미움,등 감성의 군더더기들을 비롯한 결별하고싶은 감성의 순간들)이 열리고 찢어지는 순간이라 무엇보다도 시인을 정화, 해탈, 위로하는 경험을 충족시킨다고 할 수 있다.
박 담 시인은 자신의 작품을 오픈 시켜 공유하는데 인색할 만큼 자기애가 강하고,동시에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시인이다.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자기 내면의 관리가 그만큼 철저하다고 설명할 수가 있다.박 담 시인의 세계관과 인생관이 고스란히 시에 녹아 있어서 박 담 시인의 일생을 궁금해 하는 독자들이나 이웃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자료집이 없다고 본다.
그런 시인이 이번에 결심을 하고 첫 시집을 출간하기에 이르렀다.이 시집에는 총79 편의 작품이 실려 있으며, 시인 개인의 역사와 현재 적 고뇌가 빚어낸 사유의 결과물이다. 또한 사람과 사물의 일상을 관찰, 관조하는 듯한 깊은 성찰이 시라는 형상의 옷을 입고 출간되어 읽는 이들로 하여금 깊은 위로와 함께 한 사람의 시인이 말년의 순간까지 인내하며 다져 놓았던 심호흡이란 울림의 소리를 경험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된다. 아무리 후덥지근한 기온이 주변을 혼란스럽게 한다고 할지라도 계절의 초침은 지속으로 흐르고 있다. 그 자연환경의 갈림길에서 이 한 권의 시집과 동행하다 보면 우리 내면의 영역이 조금은 더 넓어지고 깊어지리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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